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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야기/이웃집

4대강 거짓과 진실 “강 생태계 97% 정상” 확인하고도 삽질 강행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역설과 남강댐의 딜레마
국내도서>전공도서/대학교재
저자 : 김창수
출판 : 한국학술정보 2010.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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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4대강 거짓과 진실 ④ '생명의 강' 만든다는데…


"퇴적토탓 수질악화"↔낙동강 수심 이미 깊어져


"16개 보로 생태복원"↔습지·여울 없애 환경교란


[정부 주장은]

정부 "죽은 강을 물과 생명의 강으로 만든다"

정부가 내놓은 4대강 사업 홍보문에는 '생명', '생태', '복원' 등의 말이 빠지지 않고 들어간다. 4대강 사업 공식 누리집의 제목은 '생명이 깨어나는 강'이다.

정부가 보기에, 현재의 4대강은 '죽은 강'이다. 원인은 "허옇게 바닥을 드러내며 강의 흐름을 막고 있는 퇴적토" 즉, 강 모래 때문이다. 이 때문에 유량이 적어 수질도 나쁘고 배도 다닐 수 없다. "강에 퇴적토가 쌓이지 않았던 1930년대만 해도 나주, 여주 등 내륙 깊숙이 배가 다닐 정도로 수량이 풍부했다."(환경부 '4대강의 진실')

심명필 4대강 살리기 본부장은 "4대강 사업은 아련한 기억 속에서만 존재하던 추억을 현실로 만들 것"이라며 "우리를 떠났던 동식물들도 우리 곁으로 돌아오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국토해양부·환경부 '4대강 생태지도') 4대강 사업은 "무심하게 버려뒀던 하천환경을 생명과 생태하천으로 거듭나게 하는 사업"(수자원공사 '행복 4강')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정부가 그리는 '4대강의 미래'는 물과 생명이 넘쳐나는 '생태하천'이다. 16개 보를 설치해 물이 많아지고 수질이 개선돼 생태계가 복원되고 자연하천으로 바뀐다. 2006년 4대강 유역의 '좋은 물' 등급을 받은 지점이 76%에서 사업 뒤인 2012년 86%로 상승할 것이라고 정부는 예상했다.(국토해양부 '4대강 마스터플랜')



4대강에 부가 흐른다
국내도서>경제경영
저자 : 김혜경,이여정,여태순
출판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2009.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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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자연형 하천에서 인공형 하천으로

하지만 정부는 4대강 생태계를 건강하게 여기고 있었다. 환경부가 2008년 봄과 가을 두차례 4대강 사업구간 142곳의 수생태계 건강성을 조사한 결과, 72.5%가 '양호' 이상 등급을 받았다. '보통' 등급을 받은 곳은 24.0%였으며, '불량' 등급은 3.5%에 불과했다. 평가는 '최적' '양호' '보통' '불량' 등 4개 등급으로 이뤄진다. 물과 환경을 살리기 위해 사업을 해야 하는 곳은 거의 없는 셈이다. 요즈음 정부 주장대로 강이 죽은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구간에서 강의 생명력이 살아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래의 4대강의 모습은 생태적인 모습의 자연하천일까, 인공하천일까? 정부가 제시한 인공하천과 자연하천의 기준은 간명하다. 환경부는 2003년 6월에 낸 '2004 자연형 하천정화사업 추진지침'에서 '자연형 하천에 반하는 하천사업'으로 △하천의 직선화 △하상 굴착(강바닥 준설) △수생생물의 이동이 불가능한 낙차공 및 보 등을 제시하고 있다. 재밌게도 여기에서 제시된 사례가 4대강 사업의 핵심이다. 이 기준에 비춰보면, 미래 4대강의 모습은 '자연형 하천에 반하는 모습'이다.

환경부가 이 기준을 제시한 이유는 사업 내용이 자연형 하천에 부합하지 않으면 지방자치단체의 사업을 지원하지 않겠다는 정책 의지의 표현이었다. 하지만 4대강 살리기 사업의 갑작스런 추진으로 인해 이런 정책 방향은 수정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여울과 습지 사라진다

자연형 하천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곳곳에 여울이 있고, 모래사장이 발달해 있으며, 습지가 많다. 갈수기에는 모래밭을 드러내는 게 한반도 하천의 자연스런 모습이다. 낙동강의 경우 과거 수심이 지금보다 오히려 낮았다. 국책연구기관인 환경정책평가원은 지난해 12월 <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적정 하천공간 확보방안 연구 > 에서 오히려 인공적인 영향으로 낙동강 수심이 깊어졌다고 밝혔다. "1960년대 이후 산림녹화와 댐 조성으로 토사 유입이 줄었고, 계속되는 골재 채취로 지류 유입부를 제외하고는 퇴적이 아닌 침식 경향을 보였다"는 것이다. 낙동강의 평균수심은 1910년대 2.95m에서 2000년대 4.41m로 1.5배 깊어졌다.

5억2000만㎥를 긁어내는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대규모 준설작업으로 4대강은 더욱더 큰 침식 하천으로 변모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4대강 사업 구간에 포함되는 하천습지는 158곳이다. 이 가운데 준설 지역에 포함된 습지는 80곳으로 영구 침수되거나 소실된다. 모래톱, 하중도가 많은 물로 침수되고, 자전거 도로와 생태공원 등으로 생태 환경이 교란될 전망이다. 4대강은 강이라기보다는 기능적인 '물그릇'으로 변모할 가능성이 크다.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교수(환경공학)는 "흐르는 하천이 아니라 보와 보로 막힌 거대한 인공호수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말했다.

길고 긴 호수가 되다

강 생태계도 '호소 생태계'로 변할 전망이다. 강바닥 준설로 인해 수심이 깊어지고 습지는 줄어든다. 얕은 물에 사는 여울성 토종 민물고기보다 깊은 곳에 사는 어류가 우세종으로 등장한다. 법정보호종인 흰수마자와 돌상어, 꾸구리, 얼룩새코미꾸리, 묵납자루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큰입배스 같은 외래종과 잉어, 붕어 등 깊은 수심에서 사는 물고기가 많아질 것이다. 또한 수심이 낮은 하천이나 범람원, 강 하구에 서식하는 물새의 서식 환경도 악화될 전망이다. 물이 괸 곳에서 사는 담수성 오리보다 먹이를 찾기 위해 잠수를 하지 않는 수면성 오리가 먹이 경쟁에서 밀려날 것으로 보인다.

강 주변의 식생도 외래종 중심으로 변할 것으로 보인다. 강병화 고려대 교수(환경생태공학)는 서울 양재천의 자생초본류가 2005년 429종에서 2010년 318종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말 열린 고려대 환경구조단 포럼 발표에서 "자전거 도로 설치 등 공원화 사업으로 환삼덩굴과 가시박 같은 덩굴식물이 많아졌기 때문"이라며 "자전거 길과 휴식공간이 조성된다면 4대강변도 양재천변을 확대한 모형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실 이런 생태계 변화는 그동안 대형 댐을 축조하면서 되풀이됐던 일이다. 정부는 이미 지난해 유엔에 제출한 생물다양성협약 보고서에서 "소양호, 대청호 등 인공호수가 기존에 한국에 존재하지 않던 깊은 수심의 호소 생태계를 생성해 자연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고 스스로 지적했다.

정부는 주로 잠실보와 신곡보 등 두개의 보를 설치해 한강 수생태계가 다양해지고 수질이 좋아졌다고 말하고 있다. 한강의 수질이 일정 부분 개선되고 생물종 다양성이 늘어난 건 사실이지만, 이는 보와는 관련 없이 한강 서울권으로 흘러드는 유입수가 좋아졌기 때문이다.

나는 반대한다
국내도서>사회과학
저자 : 김정욱
출판 : 느린걸음 2010.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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